
연근해안 수소추진선박 운용에 관한 경제적 요인 검토
2025 The Korean Hydrogen and New Energy Society. All rights reserved.
Abstract
Various efforts are being made to replace diesel fuels in the shipping sector to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s. Among these, hydrogen fuel cells are gaining attention as an alternative power source for ships operating in coastal waters. Evaluating economic feasibility is crucial for the development and demonstration of hydrogen-powered ships. Reports from the Sandia National Laboratories serve as valuable references. The institute designed and assessed the feasibility of the high-speed passenger ship SF-BREEZE and the coastal research vessel Zero-V. In the case of high-speed passenger ferries, the capital costs and operating and maintenance costs were estimated to be much higher than those of conventional diesel vessels. In contrast, the social benefits were estimated to be relatively low, and were found to be almost negligible when using gray hydrogen. Their methodology and those findings can help analyze the economic feasibility of Korean hydrogen-powered ships.
Keywords:
Hydrogen fuel cell, Capital cost, Operating and maintenance cost, Social benefit, Greenhouse gas키워드:
수소연료전지, 자본 비용, 운영 유지 비용, 사회적 편익, 온실가스1. 서 론
국제사회는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하여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로 하였다. 나아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2018년 발간한 ‘지구 온난화 1.5℃ 특별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이상 줄여야 하며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1).
이에 따라 선진 각국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이 잇따랐으며 2030년 감축 목표 또한 상향되었다. 한국 정부는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 선언’을 선포하였고 2021년 10월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하기로 하였다.
확정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 부문에서 감축 노력을 해야 한다. 벙커유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역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료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2018년 12월 제정되어 2020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국의 친환경선박법에는 연료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2).
대체연료로써 가장 먼저 보급되고 있는 것은 액화천연가스지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하여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수소(연소), 암모니아 등의 적용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그중 수소연료전지는 연근해를 운항하는 선박의 대체 동력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 각국에서 실증 및 도입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소형 수소추진선박의 기술 개발 및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이다3).
개발과 실증을 거친 기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 또한 요구된다. 소형 수소추진선박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탐구해 온 미국 샌디아 국립 연구소(이하 샌디아 연구소)에서는 해당 선박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 또한 실시한 바 있다4,5). 그리고 그 성과에 힘입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 Sea Change (SWITCH Maritime, Jackson, WY, USA)라는 수소추진선박이 6개월간 시험 운항을 진행하였다.
미국 샌디아 연구소가 2016년과 2018년에 발표한 서로 다른 두 유형의 수소추진선박의 타당성 보고서 내용 중 해당 선박의 비용 및 편익을 검토한 내용은 국내 수소추진선박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에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해당 보고서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수소추진선박의 비용 및 편익에 관한 샌디아 연구소의 검토
2.1 고속 여객선 SF-BREEZE의 사례
샌디아 연구소는 샌프란시스코의 여객선사인 Red and White Fleet의 의뢰를 받아 샌프란시스코 연안 여객선을 수소추진선박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그 결과를 2016년에 발표하였다4). 검토 대상이 된 노선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과 발레이오(Vallejo)를 연결하는 편도 약 46 km의 노선이다. 현재 이 노선에는 편도 1시간에 운항하는 고속선이 투입되고 있다.
SF-BREEZE로 명명된 개념선은 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고속선 M/V Vallejo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다만 수소추진선박에 대한 규제가 아직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에 300인승 선박인 M/V Vallejo와 달리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승선 인원 150인 이하의 선박으로 설계되었다.
SF-BREEZE의 연료 탱크는 액화수소 1,200 kg을 실을 수 있는 탱크 1개를 선박 꼭대기에 설치한다. 노선을 2회 왕복하기에 충분한 연료를 실을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다. 연료를 액화수소로 한 것은 탱크 무게를 고려한 것으로 압축 수소를 사용할 경우 탱크가 훨씬 더 크고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SF-BREEZE는 M/V Vallejo와 같은 카타마란형 선박이며 최고 속도가 유사하다(Table 1; Fig. 1)4). 그런데 경하 중량은 더 무겁고 추진 용량도 더 높다. 첫 번째 이유는 액화수소 탱크 등 수소 추진 설비 때문에 선박의 골격이 약 10% 커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수소추진선박의 운용 경험이 없다 보니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추진 용량을 더 높게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M/V Vallejo와 유사한 최대 속도를 내려면 4.4 MW가 필요하고 이 경우 노선 편도 운항 시 에너지 효율은 47.2%로 디젤 엔진의 40.5%보다 높은 것으로 계산되었지만 만약을 고려하여 4.8 MW로 설계되었다.
그 결과 M/V Vallejo의 디젤 엔진 등 추진 설비는 48.6 M/T인 데 비해 SF-BREEZE의 연료전지, 모터, 액화수소 탱크 등 추진 설비는 69.7 M/T로 계산되었다. 단 MW당 무게는 각각 14.3 M/T와 14.5 M/T이어서 약간의 차이만 있다. 한편 선박이 크다 보니 추진 설비 이외의 무게도 M/V Vallejo의 43.6 M/T보다 더 무거운 50.3 M/T이 되었다4).
어떤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방법으로는 비용-편익 비 추정, 순현재가치 추정 등이 사용된다6,7). 해당 프로젝트의 대안이 여러 가지일 때는 각각에 대해서 비용-편익 비 등을 추정하여 그 크기를 비교하기도 한다.
샌디아 연구소가 SF-BREEZE의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하여 사용한 방법은 그보다는 초보적인 것이다. 즉 SF-BREEZE를 운용하였을 때의 비용과 편익을 이미 운항 중인 M/V Vallejo와 비교하기는 하지만 비용-편익 비나 순현재가치와 같은 하나의 수치를 도출하는 것은 아니다. 비용과 편익을 각각의 기준에 따라 비교할 뿐이다. 샌디아 연구소의 논의는 비용 차이는 줄이고 편익 차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이 요구되는지에 맞춰져 있다.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샌디아 연구소의 검토는 수소추진선박이 디젤 선박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떠한 장점과 단점을 지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다만 비용과 편익의 각 요소가 서로 다른 담당자에 의하여 독립적으로 계산되다 보니 일관성이 결여된 측면도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해당 부분에서 설명하겠다.
비용은 크게 자본 비용과 운영・유지 보수(operating and maintenance, O&M) 비용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샌디아 연구소가 추정한 SF-BREEZE와 M/V Vallejo의 비용 차이는 Table 2와 같다4).
SF-BREEZE의 자본 비용은 연료전지, 액화수소 탱크, 기타로 나누어 추정되었다4). 최고값과 최저값의 차이는 연료전지 가격과 용량 그리고 전체 비용에 10% 컨틴전시를 적용할 것이냐 아니냐에 따른 것이다. 연료전지 원가 최고값은 kW당 2,500달러의 가격에 용량 4.92 MW를 적용하였다. 4.92 MW는 Table 1의 추진 용량 4.8 MW에 보조 전력 120 kW를 추가한 것이다. 연료전지 원가 최저값은 kW당 1,800달러의 가격에 용량 4.202 MW를 적용하였다. 추진 용량을 4.082 MW까지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원가는 756만에서 1,230만 달러로 추정되었다. 액화수소 탱크의 가격은 85만 달러를 적용하였고 기타 부분은 무게에 일정 비용을 곱해서 계산하였다.
M/V Vallejo의 자본 비용은 추진 설비, 즉 디젤 엔진 부분을 제외한 기타 부분의 경우 SF-BREEZE와 같다고 가정하였다4). 그런데 이것은 기타 부분도 SF-BREEZE가 M/V Vallejo보다 무겁다는 무게 추정의 결과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M/V Vallejo의 전체 무게는 92.2 M/T으로 맞추었기 때문에 추진 설비 쪽의 무게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수치를 계산해 보면 추진 설비의 비용은 약 200만 달러로 추정되었다. 원가 차이에 마진, 컨틴전시 등을 고려하여 결과적으로 SF-BREEZE의 자본 비용은 M/V Vallejo보다 700만에서 1,400만 달러 높아졌다. 배수로는 1.4-1.9배이다.
다음으로 O&M 비용은 SF-BREEZE가 M/V Vallejo와 차이가 나는 부분, 즉 추진 설비의 유지 보수 비용과 연료 비용만 계산되었다4). 먼저 SF-BREEZE의 추진 설비 유지 보수 비용의 대부분은 연료전지 교체 비용이다. 최고값과 최저값의 차이는 자본 비용 계산에서처럼 연료전지 가격과 용량의 차이에 따른 것이 아니라 연료전지 교체 주기를 짧게 봐서 3.6년으로 할 것인지 길게 봐서 7.1년으로 할 것인지에 따른 것이다. 연료전지 용량은 4.92 MW로 하였으며 교체 시기에 직접 교체하는 비용을 계산한 것이 아니라 연료전지 스택 공급 업체인 Hydrogenics (Mississauga, Canada)가 3.6년의 교체 주기를 가정하고 제시한 20년 장기 유지보수 계약 금액인 연간 145만 달러를 최고값으로 했다. 최저값은 교체 주기를 3.6년에서 7.1년으로 늘려 장기 유지 보수 계약 금액을 연간 74만 달러로 줄인 것이다. 기타 비용은 최고값이나 최저값이나 동일하다.
M/V Vallejo의 추진 설비 유지 보수 비용은 샌프란시스코만 페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관으로부터 얻은 정보이다. 정확히는 M/V Vallejo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만을 운항하는 약 300인승의 고속 카타마란 페리 4척의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을 평균한 것이다.
다음으로 연료 비용은 5년간의 연료 사용량에 연료 가격을 곱해서 구하였다. 연간 310일을 운항하며 새로 개발된 선박인 만큼 첫해에는 50%, 둘째 해에는 75%만 운용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렇게 계산할 경우 5년 동안의 수소 연료 사용량은 1,795 M/T이며 M/V Vallejo의 경우 이에 대응하는 초저유황 디젤의 사용량은 144만 갤런이다.
그레이 액화수소의 가격은 업체에 문의한 결과를 활용하여 5.90-7.40달러/kg로 추정하였다. 그린 액화수소는 유통되고 있지 않아 일정한 가정에 따라 가격을 추산하였는데 천연가스 대신 바이오 가스를 사용하고(비용 2-5배) 액화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비용 1.83배) 그레이 액화수소의 1.76-2.92배, 즉 10.39-21.58달러/kg가 된다. 초저유황 디젤의 가격으로는 2.15달러/갤런이 사용되었다. 이들 가격에 5년간의 추정 사용량을 곱한 것이 Table 2의 수치이다. 이는 시점 간 할인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합계이다. 샌디아 연구소는 캘리포니아 주의 보조금을 계산에 넣었지만 여기서는 제외하였으며 곱셈이 잘못된 수치는 수정하였다.
결과적으로 SF-BREEZE의 추진 설비 유지 보수 비용은 M/V Vallejo의 3.5-5.8배, 연료 비용은 그레이 수소의 경우 3.4-4.3배, 그린 수소의 경우 6.0-12.5배로 추정되었다.
앞에서 SF-BREEZE의 비용을 검토했으므로 이제 편익의 차례이다. 샌디아 연구소는 O&M 비용을 비교할 때와 마찬가지로 M/V Vallejo와 차이가 나는 부분만 계산하였다4). 즉 선박의 일차적인 편익인 수송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수소추진선박의 추가적인 편익으로는 동력 제어가 쉽다는 점,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는 점, 기름 냄새가 없다는 점도 들 수 있으나 가장 큰 편익은 기준성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의 배출이 줄어드는 데 있다. 이로 인한 편익은 해당 선박을 사용하는 사람들만 얻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얻는 것이므로 사회적 편익에 속한다.
디젤 선박에서는 운항 중에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이 배출되지만 연료전지 선박에서는 배출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회적 편익을 계산할 때는 선박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것 외에 연료를 생산하고 운반할 때 배출되는 것도 포함한다(well-to-wave, WTC). 디젤도 그렇지만 액화수소의 생산과 운송(well-to-tank, WTT)에서도 배출이 진행된다.
먼저 생산과 운송에서의 기준성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에 관해서는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기술 개발 회사인 TIAX LLC (Lexington, MA, USA)가 수행한 연구를 활용하였다8). TIAX LLC는 다양한 연료를 사용하였을 때의 단위 에너지당 WTT 배출량을 추정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그린 액화수소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70% 활용하여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것을 가정하였다. TIAX LLC의 추정치를 사용할 경우 앞서 연료 비용을 계산할 때 바이오 가스를 사용해 생산한 그린 수소를 가정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가용 자료의 제한 때문이겠지만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단위 에너지당 WTC 배출량을 구하려면 디젤 엔진의 경우와 여기에 선박 운항 중 연소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더해야 한다. 샌디아 연구소는 미국 환경보호국의 Tier 4 엔진 대상 제한 수치를 사용하였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SF-BREEZE와 M/V Vallejo의 1회 항해 시 에너지 사용량에 단위 에너지당 WTC 배출량을 곱해서 기준성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량을 계산하여 비교하면 Table 3과 같다. WTT 배출량을 포함하더라도 그레이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때의 배출량이 미세먼지를 제외하면 디젤을 사용했을 때보다 크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린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때는 훨씬 더 많이 줄일 수 있다. 다만 SF-BREEZE의 최대 탑승 인원이 M/V Vallejo의 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승객 1인당 배출량으로 계산하면 차이는 줄어들게 된다.
다음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관해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분석을 활용하였다9). 이에 따르면 천연가스 개질로 생산한 액화수소의 WTT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으로 126.3 g/MJ이다. 이에 비해 원자력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로 수전해 제조한 액화수소의 경우 배출량이 9.6 g/MJ이다. 한편 M/V Vallejo의 원료인 디젤의 경우 WTT 온실가스 배출량은 14.2 g/MJ이다. 디젤 연소로 인한 배출량은 73.2 g/MJ로 합하면 87.4 g/MJ가 된다.
기준성 대기오염 물질 배출과 마찬가지로 1회 항해 시 배출량(CO2e)을 계산하면 SF-BREEZE는 그레이 액화수소의 경우 3.02 kg, 그린 액화수소의 경우 0.23 kg이다. M/V Vallejo는 1.90 kg이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WTT를 포함하면 그레이 액화수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디젤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즉 그레이 액화수소를 사용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사회적 편익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샌디아 연구소의 보고서에서 기준성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의 배출 감축에 따른 사회적 편익은 그린 수소를 사용하였을 경우만을 두고 계산되었다. 기준성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이 야기하는 조기 사망과 기타 건강 피해, 농업 생산성 하락, 홍수 피해 등을 비용으로 환산할 때는 미국 환경보호청 등의 연구를 활용하였다10,11). Table 4는 기존 디젤 페리 대신에 SF-BREEZE를 30년간 사용하였을 때의 사회적 편익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의 배출은 30년 동안 53,000 M/T 줄일 수 있는데 미국 환경보호청은 온실가스 1 M/T의 사회적 비용을 6-40달러로 추정하였다. 이 둘을 곱하면 Table 4의 수치가 나온다. 이를 보면 최소 260만 달러, 최대 1,100만 달러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여기서도 시점 간 할인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상의 분석에 따르면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SF-BREEZE를 운항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그다지 타당하지 않다. 연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레이 수소를 사용하더라도 자본 비용과 O&M 비용은 크게 차이가 나며 배출 감축으로 인한 사회적 편익은 거의 얻지 못한다. 그린 수소를 사용하면 사회적 편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자본 비용과 O&M 비용이 그 이상 증가한다.
보고서의 초점은 장래에 어떻게 해서 경제적 타당성이 갖춰질 수 있는지에 맞춰져 있다. 먼저 자본 비용과 연료를 제외한 O&M 비용에서 중요한 요소는 연료전지의 가격인데 수소자동차의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 비용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수전해 수소의 가격이 하락하는 한편 탄소세 부과 등으로 디젤의 가격이 상승하면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2 연근해 연구선 Zero-V의 사례
샌디아 연구소는 샌프란시스코 연안의 고속 여객선에 이어 연근해 연구선에도 수소추진선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2018년 보고서를 발표하였다5). 수소추진선박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조용하기 때문에 대기를 채취하거나 소리를 기록할 필요가 있는 연구선으로서 장점이 있다.
이 개념선은 Zero-V라고 명명되었으며(Fig. 2) 그 제원은 Table 5와 같다. Zero-V는 트리마란형이며 항속거리가 4,450 km이고 연료를 다시 채우지 않고 15일 동안 연근해를 운항하면서 미국 스크립스 해양 연구소가 정한 기본적인 해양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연료탱크는 각각 액화수소 5,840 kg을 실을 수 있는 탱크 2개를 갑판에 설치한다.
Zero-V의 자본 비용은 오리건 주립 대학교의 의뢰를 받아 Glosten (Seattle, WA, USA)이 설계한 regional class research vessel (RCRV)을 토대로 계산되었다. RCRV는 Zero-V와 제원이 유사하며 Zero-V의 타당성 분석에 참여한 Glosten이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개념선의 직접적인 비교는 제시되지 않았고 7,600만에서 8,200만 달러로 추정되는 Zero-V의 자본 비용이 유사 선박과 비교하였을 때 비합리적이지 않다는 정도의 평가만 제시되었다.
다음으로 Zero-V의 O&M 비용은 스크립스 해양 연구소가 운용하는 디젤 연구선 New Horizon의 O&M 비용을 토대로 계산되었다. 연료 외에 두 선박의 큰 차이점은 항속 거리인데 New Horizon은 Zero-V의 4배인 17,800 km이다. 연간 운항 일수도 Zero-V는 152일인데 New Horizon은 179일로 더 길다.
두 선박의 O&M 비용의 차이는 동력 유지 보수 비용과 연료 비용에서 발생한다(Table 6). 디젤 엔진 개보수에는 5년간 40만 달러가 소요된다. Zero-V의 연료전지는 100% 사용을 가정하면 3.4년마다 교체해야 하지만 34.6%만 사용되므로 9.9년마다 교체로 계산하였다. 1.8 MW 연료전지 전체를 교체하는 데 180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가정했다.
Table 6의 연료 비용은 그레이 액화수소를 적용한 것인데 그레이 액화수소의 가격은 SF-BREEZE 때의 최솟값과 최댓값 사이에 있는 $6.87/kg을 가정하였다. 그레이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때 Zero-V의 연간 O&M 비용은 New Horizon의 1.08배이다.
그린 액화수소를 사용한다면 가격을 $16.38/kg로 가정하였을 때 연간 연료 비용이 233만 달러로 늘어나고 전체 O&M 비용은 New Horizon의 1.42배가 된다.
Zero-V의 자본 비용이 비합리적이지 않다고 이미 평가했으므로 샌디아 연구소는 O&M 비용 계산 결과를 근거로 Zero-V와 New Horizon을 다음과 같이 비교 평가하였다. 항속 거리가 75% 줄고 그레이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때 O&M 비용이 8% 늘기는 하지만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더 조용하고 속도가 11% 빠르다는 것이다.
샌디아 연구소는 Zero-V의 경우 배출량 계산은 하였지만 사회적 편익은 따로 계산하지 않았다. 아마도 사회적 편익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자본 비용과 O&M 비용의 비교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배출량 계산 결과를 일부 소개하면 질소산화물의 경우 디젤 선박은 연간 4.12 kg이 배출되는 데 비해 Zero-V는 그레이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경우 0.77 kg, 그린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경우 0.01 kg이 배출될 뿐이다. 온실가스의 경우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디젤 선박은 연간 1.91 Gg이 배출되는 데 비해 그레이 액화수소를 사용하면 2.16 Gg, 그린 액화수소를 사용하면 0.16 Gg이 배출된다.
따라서 그린 액화수소를 사용하였을 때의 연간 추가 비용 중 일부는 배출 감축에 따른 사회적 편익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3. 결과 및 고찰
3.1 수소추진선박의 경제적 타당성
샌디아 연구소의 보고서에 나타난 SF-BREEZE와 Zero-V의 경제적 타당성을 정리해 보면 고속 여객선 SF-BREEZE는 보고서 발표 시점에는 기존 선박에 비해 비용 차이가 큰 것으로 추정된 데 비해 사회적 편익을 크지 않았다. 다만 장래에는 연료전지와 그린 수소의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에 비해 Zero-V는 경우 보고서 발표 시점에서도 상당한 경제적 타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SF-BREEZE에 비해서는 계산에 활용된 수치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
수치가 비교적 많이 제시된 SF-BREEZE의 경우를 보면 자본 비용은 기존 디젤 선박의 1.4-1.9배였다. 비용 상승의 원인 중 액화수소 탱크 등을 설치하기 위하여 선박의 골격이 커진 부분은 장래에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연료전지 가격의 하락에 따라 자본 비용은 1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 비용보다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추진 설비 유지 보수 비용과 연료 비용이다. 그레이 수소를 사용하더라도 기존 디젤에 비해 각각 3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 그레이 수소의 경우 사회적 편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비용을 그대로 감당하여야 한다. 그린 수소의 경우 사회적 편익이 있지만 6배 이상의 비용에 비하면 크지 않다.
물론 샌디아 연구소가 수소추진선박의 모든 사회적 편익을 계산한 것은 아니지만 그레이 수소든 그린 수소든 수소 생산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 수소추진선박의 경제적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긴요한 일이라는 점을 샌디아 연구소의 보고서는 시사하고 있다.
3.2 수소추진선박 운용의 외부 효과
샌디아 연구소의 보고서는 수소추진선박을 운용하였을 때의 외부 효과, 즉 사회적 편익으로서 배출 감축만을 고려했다.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은 그레이 수소를 사용하였을 경우 배출 감축의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편 수소추진선박의 운용은 전례 없는 새로운 시도이므로 배출 감축 이외의 외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안에서 운항을 시작한 Sea Change는 SF-BREEZE와 크기도 최고 속도도 다르고 압축 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도 다르지만 연료전지를 100% 사용하는 최초의 연안 운항 여객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Sea Change를 운항하는 회사인 SWITCH Maritime이 공공과 민간에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상징성과 함께 이 선박의 운항 경험이 앞으로 규제 개선, 다른 형태의 수소추진선박 개발 및 운항 등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의 이른바 어깨 위에 서는(standing on the shoulder) 외부 효과이다12).
4. 결 론
- 1) 미국 샌디아 국립 연구소는 고속 여객선과 연근해 연구선을 대상으로 초보적인 비용-편익 분석을 실시하였다. 수소추진선박의 자본 비용, O&M 비용, 사회적 편익을 계산하기 위하여 샌디아 연구소가 활용한 기법은 국내 수소추진선박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다.
- 2) 수소추진선박의 비용과 편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연료전지 가격, 사용하는 수소의 종류와 가격이다. 보고서 작성 시점의 연료전지 가격과 그레이 액화수소 가격을 적용할 경우 고속 여객선의 자본 비용과 O&M 비용은 기존 디젤 선박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반면 연근해 연구선의 비용은 그다지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배출 감축으로 인한 사회적 편익은 그레이 액화수소의 경우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 3) 샌디아 연구소는 수소추진선박의 사회적 편익으로서 배출 감축만을 고려하였지만 세계 최초 또는 국내 최초의 개발과 운항이 가져올 기술 개발의 외부 효과 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연구비 지원에 의한 연구입니다(No. RS-2022-0014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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